오랜만에 정글 소환...! 정글이라는 부트캠프로 카이스트에서 5개월 동안 합숙했던 생활이 개발자 커리어의 첫 발자국이었다.
정글 13주차 때 다음과 같은 고민을 했었다.
나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개발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과연 나는 재밌게 공부하고 있는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든 부딪혀 보고 있다. 그리고 해결되었을 때 성취감이 매우 좋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와서, 개발을 좋아하는지 아직 모르겠다. 그러나 좋아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크게 고민하지 말자. 지금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위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류석영 교수님의 조언 덕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정확하게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만의 무기 프로젝트 들어가기 전 운영진님들과 회식 자리가 있었고 그때 교수님께 내가 개발자를 정말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질문을 했었다. 나는 매주 정글 코스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흥미나 즐거움을 못 느꼈었다. 오랫 동안 개발자로 살기 위해서는 진심으로 개발을 좋아하고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내가 그런 사람인지에 대해 회의감을 가졌던 것이다. 이에 대해 교수님께서는 일단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해보고, 그 이후에도 회의감이 남아 있다면 그때 다른 길을 모색해도 된다고 말하셨던 것 같다.
갑자기 떠오른 이때의 기억이 리마인드되었던 이유는 오늘 업로드된 개발바닥의 주제가 개발에 대한 적성이기 때문이다.
개발에 대한 적성과 관련해서 호돌맨님과 향로님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털보님
- 적성이 잘 맞냐, 안 맞냐는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음. 결국엔 끝에 살아남은 사람이 그냥 적성이 있는 걸수도 있음
- 짜증나고, 어렵고, 답답한 느낌이 80이면 괜찮은 것ㅋ 이 정도면 적성 있는 것임
- 개발자라고 다 적성 있는 것 아님. 개발자로서 일하는 데 요구되는 사항들이 적성이 있어야만 채워지는 것은 아님
- 나도 적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음
- 결혼식 팁: 과정 자체를 즐겨라!
향로님
- 적성에 맞다? 개발할 때 즐겁다? 개발하면서 희열감을 느끼거나 하나도 힘들지 않아! 이런 것은 아마 직업적으로 없을 것임. 이런 것을 적성에 맞다라고 하면 없음. 왜냐하면 직업은 성과를 내야 하고, 데드라인이 정해져 있고 남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하기 때문(사장님, 고객)
- 그냥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면 직업적으로 적성에 맞다고 할 수 있지 않나?
- 어찌됐든 프로그래머라는 직업군 자체가 현대시대에 나쁘지 않은 것은 팩트. 도저히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아니면 계속 하는 것 추천
- 주말이나 여가 시간에 코딩하는 사람들이나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들 보면 상대적으로 내가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이런 상대평가와 상관 없이 내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겠다, 정도면 적성 있다고 봄
나 역시 1년차 개발자가 되면서 개발 적성에 대한 회의감을 가졌었다. 우리팀 리더께서는 쉬는 날에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실 정도로 개발 자체를 삶의 즐거움으로 느끼시는 분이고, 다른 팀원분도 하루에 대부분을 운동과 개발만 하실 정도로 개발에 진심이시다. 이런 분들과 함께 일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행운이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초라해지는 것 같아서 개발 적성에 대한 고민이 들었던 것 같다.
근데 사실 적성에 대한 고민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향로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결국 직업이 즐거울 수 없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일 자체에 대한 즐거움은 크지 않다고 본다.
한 강연에서 내가 원하는 30을 얻기 위해서는 싫어하는 70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일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일을 통해서 얻는 성취감 등의 긍정적인 에너지들이 있겠지만, 그것은 일 전체에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각설하고 하고 싶은 말은, 적성 같은 것 따질 필요가 없다. 그저 성장하기 위해 독하게 힘쓰고 내 커리어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최선의 답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쟁자들보다 더 노력하고 치열하게 공부해야 하는 것이 팩트이기 때문... 적성이건 뭐건 일단 열심히 해서 살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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