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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도전기/[SW사관학교 정글] 개발일지

정글에서 살아남기 | WEEK01 | 성장통을 즐겨라! 근데 생각보다 아프다...?

by 답수 2021.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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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 있으면서 늦은 저녁에 자주 하는 대화 내용:

  • 동기 M: 형, 눈 엄청 빨간데요!?
  • 나: ㅇㅇ?? 너도 눈 겁나 빨개
    (같이 거울 본 후)
  • 동기,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글에서의 week01주 차. 매우 험난하다. WEEK01~04의 커리큘럼 목표는 '컴퓨팅 사고로의 전환'이다. 정글러 대부분이 전산학 비전공자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면서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을 공부하면서 컴퓨팅 사고를 기르는 시기이다. 이번 주의 키워드는 

알고리즘 기초(기초, 배열, 문자열, 재귀함수), 정렬, 완전탐색, 시간복잡도

 

일정은 주차별로 주어진 키워드에 맞는 과제가 주어지고, 문제를 풀면서 개념과 알고리즘 실력을 키워간다. 그리고 목요일마다 3문제씩 시험을 본다. 

 

 

1. 문제 풀이를 통한 알고리즘 공부

정글에 합격하고 입소하기 전까지 약 2주 동안 프로그래머스로 알고리즘의 기초 문제들을 풀었었다. 파이썬의 기초 문법만 익힌 상황이다 보니 레벨 1의 기초 문제를 푸는 것만으로도 나한테는 꽤 어려웠다... 그래도 이때 혼자서 공부를 한 경험 덕분에 1주 차 과제의 기초 문제들을 푸는 데 있어서 수월했다(문제는 다 백준 문제).

 

하지만, but, B.. U.. T...

 

재귀함수와 정렬, 완전탐색을 공부하면서부터 벽을 느끼기 시작.. 알고리즘 풀이에 익숙하지 않은 내 두뇌는 조금만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바로 에러가 났다 ㅜㅜ 그래도 어떻게든 해결해야 하니까 교재를 보고, 구글링을 하고, 동기들한테 물어보면서 겨우겨우 이해하고 문제를 풀었다.

(사실 문제를 풀었다기보다는 답안지를 해석하고 베끼면서 익히는 수준..)

 

특히 점화식으로 코드를 짜는 등 수학적으로 풀이를 해야 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많이 느꼈다. 내 머리가 이쪽으로는 전혀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것에 매우 큰 아쉬움을 느끼는 중...

 

그리고 문제를 계속 풀고는 있지만 푸는 것 같지 않은 찝찝함도 있었다. 풀긴 풀었는데... 이게 맞는 건지... 확실히 풀이에 대한 지식을 체화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 결국 내가 해야 할 일은 계속 문제를 푸는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생각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심리적으로 불안감과 부담감이 크다. 

 

 

2. 목요일. 문제 풀이

어지 쩌지 한 주 동안 열심히 과제를 풀었고, 목요일이 되어서 시험을 봤다.

결과는 폭망. 한 문제도 제대로 풀지 못했다ㅠㅠ...

솔직히 문제가 엄청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제한 시간이 생기고 조급해지다 보니 제대로 코드를 작성하지 못 했다. 심지어 두 번째 문제는 문제 이해 자체를 제대로 하지도 못했고.. 끝나고 다시 보니 내가 문제 자체를 제대로 보지도 않았었다 ㅠㅠ

 

이런저런 이유를 막론하고, 그냥 내가 많이 부족한 거다. 구차하게 변명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못한다 ㅠㅠ 그럼에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안다. 그저 계속 엉덩이 붙이고 열심히 알고리즘을 공부해야 한다는 것. 답은 알지만 그래도 좌절감이 생각보다 멘탈을 많이 흔들었다.

 

그래도 빨리 회복하고 다시 공부에 집중하려고 한다. 걱정하는 것마저도 여기서는 사치고, 시간낭비니까. 사실 29년 동안 전혀 접해보지 않은 지식들을 처음 배우는 건데 당연히 잘할 수 없다. 내가 천재도 아니고. 그저 공부에 최대한 집중할 수밖에..! 그리고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것. 오늘은 이 정도 하면 됐다! 이런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할 듯싶다. 이해하고 체화하기 전까지 강의실 나가지 않는 것을 목표로 꾸준히 공부해야지...

 

 

3. 대표님 피드백

시험이 끝난 후, 각 문제별로 풀이 방법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세 문제 모두 다 끝난 후, 대표님께서 발표에 대한 피드백을 주셨다.

  1. 풀이 발표하는 것도 연습해야 함. 나중에 기술면접 시 필요
  2. 발표를 할 때,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풀어야 하는지,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하는지 설명을 먼저 하고 코드 풀이
  3. 비주얼라이징도 매우 중요! 문제 푼 것의 예시도 잘 보여줘야 이해하기 쉬움
  4. 발표할 때, 사람들을 보면서 발표하기
  5. 과정별로 차근차근 발표하기
  6. 팀플레이할 때, 의도적으로 발표 연습하는 것 추천

 

 

4. 면담 with 운영진님들

아마 목요일마다 면담 시간을 가지는 것 같다. 면담을 희망하는 사람에 한해서 운영진님들과 30분간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시험으로 멘탈이 털린 상태라 나도 면담을 신청했다. 면담은 나랑 내 룸메, 그리고 이번 주 팀원 한 명 이렇게 셋이서 같이 했다. 면담 때 나눴던 얘기들을 요약해서 간단하게 정리한 내용들

 

Q) 집중이 잘 되지 않을 때 운영진님들은 어떻게 하시는지?

  • 땀 나는 일 하면서 집중 의식(?)을 가진다.(잡초 제거 등) 그리고 창의적인 일을 할 때는 위스키를 조금씩 홀짝인다. 물론 너희들은 그러지 마라ㅋㅋ 창의적인 일을 할 때다!
  • 자기만의 루틴을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나를 잘 달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좋을 듯!

Q)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 나는 원래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성격이다(부롭...). 결국 이기적이어야 한다. 그러면 스트레스 안 받는다.(여기서 말하는 이기적이라는 말은 이타적 이기심. 남한테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많이 물어보고 많이 배우라는 의미) 착한인간 코스프레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음 편하게 가지고 시행착오하는 과정을 계속 가져라!
  • '해야 하는 척', '허례허식' 이런 것들 다 내려두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라. 해야하는 것만 생각!

그 외 주옥같은 조언들

  • 만족과 행복은 동일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몰입'을 할 때 행복을 느낀다고 한다. 또한 강제로 몰입을 하게 해도 효과가 있다.
    (보충 설명) '과제와 나의 실력이 비슷해야 몰입에 빠진다'는 것이고 대표적으로 많이 쓰이는 그림이 아래 그림이다. 즉, 자신의 실력에 맞게 훈련하고 실력이 늘어남에 따라 훈련 강도를 늘리는 것이 최고라는 것(점진적 과부하)

  • 그럼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이미 행복할 수 있는 조건을 다 갖췄네요!(감사합니다...!!!!!!)
  • 결국 기초가 튼튼하면 뭐든 할 수 있다. 어떤 분야에서 일할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커리큘럼에 집중해라!
  • 컴퓨터에게 시키는 일을 잘하면 뭐든 잘할 수 있다! 컴퓨터에 끌려다니는 사람 말고 명령하는 사람이 되도록 해라.

 


 

이전에 에세이 글을 포스팅했을 때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말했었다. 즉 의도적으로 근시안자가 되기로 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다짐하는 게 나한테는 매우 낯설다. 나는 공상가 스타일이라 항상 큰 꿈과 이상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매번 눈동자는 높은 곳에 매달았었다. 하지만 최소한 정글에 있는 5개월 동안은 꼭대기보다는 발 밑을 보면서 조금씩 차근차근 발을 딛고 있다. 오히려 더 높게, 더 오래 등반하기 위해서 멀리 보는 것보다는 가까운 곳을 보면서 나아가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 그저 묵묵하게 오래 앉아서 공부나 하자. 언능 히스토그램 문제풀러 가야지... 두뇌야 일 좀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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