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가야만 해.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
요즘은 '밀리의 서재'의 편리함에 익숙해져서 종이책을 구매해서 밑줄을 긋거나 페이지 모서리를 접으면서 읽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점점 퇴화되고 있다. 그래도 어쩌겠어.. 전자책 넘나 편리한걸 ㅠㅠ...
여튼, 3달 전 갤탭s7+를 사기 전 문찐이었을 당시에는 교보문고에서 책을 사서 들고 다니는 것을 좋아했던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작품인 '앵무새 죽이기'를 리뷰하려고 한다. 책은 19년 8월에 읽었지만 기왕 블로그를 시작하는 김에 다시 정리해봐야지.
줄거리는 장황하게 서술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길을 글게 열거할 만큼 필력이 뛰어나지도 않고 지식의 깊이도 깊지 않아서.. 그냥 독서하면서 느낀 생각들만 끄적일 것이다. 줄거리나 작품에 대해 더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책의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 미국의 작은 동네이다. 그 당시 미국에서 흑인 인권은 법률적으로나 사회 통념상으로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차별이 굉장히 심했다. 소설은 주인공이 사는 동네에서 백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흑인 남성의 사건이 터지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은 '스카웃 핀치'라는 6살 소녀이고 이 작고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소설이 진행된다.
* TMI: 이 책은 저자 하퍼 리의 어린 시절 경험이 투영된 작품이다. 책의 주인공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 핀치' 동네에서 존경받는 변호사이고, 하퍼 리의 아버지 역시 변호사였다. 작가가 10대일 때 마을에서 벌어진 사건들을 관찰한 것을 바탕으로 하여 책을 구성했다고 한다.
여하튼 이 책은 사회적인 이슈(흑인 인종 차별)와 관련된 인간의 존엄성 및 평등, 인간의 양심과 신념 등 무거운 주제를 말괄량이 스카웃 핀치라는 순수한 어린아이의 눈을 통해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이 매우 신선하고 담백하다. 크고 작은 사건들이 터질 때마다 주인공이 귀엽기도 하고.
특히 마지막 법원에서 주인공의 아버지인 애티커스 변호사가 흑인 인권 보호를 위해 법정에서 공방을 펼치는 부분은 매우 긴장감이 넘치고 인상적이었다. 진짜 시간 되신다면 다들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밀리의 서재에도 서비스 등록되어 있음!
모든 인간은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 그 어떤 것도 개인의 인권을 침해할 수 없다. 그러나 현실에서 보면 이 법은 그저 문자로만 존재하는 실속 없는 껍데기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누구는 사람마다 '급'을 나누며 자신보다 하등 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무시하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막강한 자본력과 명예를 이용하여 법을 피하고 심지어 이용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들과 다르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굳이 먼저 다가가려고 하지 않고(물론 이해타산적인 이유보다는 그 사람에 대한 매력과 호감을 보는 것이 더 크지만) 약간 불편한 부분이 있으면 피하려 한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마틴 루터 킹이나 넬슨 만델라가 될 수 없으니깐.
그래도 최소한 '도덕적 양심'은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한다. 책에서 핀치 변호사도 "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살아가기 전에 나 자신과 같이 살아가야만 해. 다수결에 따르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한 인간의 양심이다."라고 말한다. 성인군자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인간으로서 최소한 스스로에게 떳떳할 수 있는 양심과 윤리적 신념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지친 하루, 소소한 안줏거리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수꾼 | 그것들과 상대하는 게 좋을 거야. 그러지 않으면 너는 절대로 성장하지 못할 거야. (0) | 2021.07.28 |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