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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5 | 인생은 선택의 연속. 끊임 없이 의심하는 회의주의자가 되자. with 레브잇, 인아웃

답수 2024. 3. 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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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어쩌다 타사와 커피챗을 진행했다. 지금 회사가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여기에서 계획되어 있는 새로운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출시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즉 당장은 이직을 할 마음이 없다.

 

그럼 왜 다른 회사와의 커피챗을 진행했을까?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트업, 레브잇

스타트업 투자 DB를 다루는 서비스를 업으로 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기업들의 투자유치에 대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그래서 레브잇의 경우도 작년에 600억이라는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친구놈이 올웨이즈 앱 친구초대를 해서 실제로 올웨이즈의 올팜을 해보기도 했다.

올웨이즈 올팜 화면. 쌀의 이름으 지어야 했는데, 넉살 팬이기 때문에 넉쌀로...!

 

여하튼 레브잇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이 이상의 관심은 없었다.

 

그러던 중 개발 커뮤니티 단톡방에 레브잇 채용과 관련된 글이 올라왔었고, 심심해서 한 번 채용 사이트에 들어가봤다.

채용 공고를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채용 포지션이 Problem Solver(줄여서 PS)라는 포지션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다(지금은 Product Developer라는 개발 역량을 더 강조하는 포지션도 생겼다).

 

즉 문제 해결이라는 본질적인 관점을 가지면서 기획, 디자인, 개발 등 모든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을 PS라고 한다. 자세한 사항은 레브잇 채용 공고를 보면 참고하면 될 듯하다.

 

레브잇(올웨이즈) 채용

1000조 기업을 만들 초기 멤버 30명을 모집 중입니다.

team.alwayz.co

 

개발자도 여타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팀의 목표, 회사의 비전이라는 같은 방향을 위해서 일을 하는 조직의 일원이고, 팀이 가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프로그래밍이라는 업무를 할 뿐이다. 즉 개발 자체를 위한 개발자가 아니라 팀의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레브잇에서 요구하는 PS와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가끔씩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위한 개발이 아닌, 개발 기술 자체를 위한 개발을 하려고 하는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줄이는 데 있어서 PS라는 포지션은 나름 합리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자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결국 개발 실력이 주특기이고 필수 역량이다. 그래서 PS 중 개발적인 역량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식으로 개발 커리어를 쌓으려고 하는 걸까? 라는 점이 가장 궁금했고, 이 호기심이 레브잇 커피챗까지 이어지게 된 것이다.

 

커피챗은 인사를 담당하시는 분과 1:1로 진행됐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개발자 커리어 관점에서의 질문을 먼저 했었다. 내가 받은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개발자의 커리어를 쌓고 싶은 분이라면 레브잇의 PS가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을 시작하면서 개발을 처음 해보는 PS분들도 많다. 그럼에도 빠른 러닝 커브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성과도 내고 있다. 커리어적인 관점은 가치관 차이인 것 같다. (이하 생략 ...)

더 친절하고 자세하게 답변해 주셨는데, 내 머가리 메모리 이슈로 이 정도로만 추려보았다... 암튼 내가 느낀 것은 이분 말처럼 '개발자'로서의 커리어를 쌓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레브잇과는 핏이 맞지 않을 것 같다(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개발자 커리어란, 현재 개발자 채용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원하는 프론트엔드/백엔드로 깊이 있는 경력을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올웨이즈라는 애플리케이션의 DAU와 많은 트래픽들을 다루는 경험은 개발적인 역량을 성장시키는 데 충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외에도 업무 프로세스, 새로 생긴 PD 포지션에 대한 설명 등 짧은 시간 동안 알차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 당장 이직할 것도 아닌데 커피챗에 응해주시고 시간을 투자해 주셔서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를 다루는 개발 업무를 하는 것이 목표이고, 그래서 언젠가 이직하게 된다면 대용량 트래픽을 다루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한다. 이런 내 목표와 방향을 생각했을 때 많은 유저들이 찾는 레브잇도 다음 회사로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사실 당장 드는 생각으로는 나와는 핏이 맞지 않을 것 같다는 것..! 일단 지금 회사에서 더 열심히 성장하고 성숙하자...!!!!

 

인아웃의 초기 개발자가 될 뻔했다

매일 아침에 일과를 시작할 때 나를 가장 먼저 반기는 화면은 서핏이다. 그리고 오늘 내 브라우저에서 보인 화면은 다음과 같다.

 

이미지를 보면 INOUT이라는 텍스트와 함께 깜찍한 캐릭터들이 있는 썸네일이 제일 도드라지게 보인다. 해당 글은 다음과 같다.

 

140만, 국내 1위 다이어트 앱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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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봤을 때 되게 반가우면서 다소 미묘한(?) 감정이 들었다. 2년 전 개발자로 취업 준비를 할 때, 현재 회사와 지금 소개하고 있는 이 인아웃에 최종 합격을 했었지만 결국은 인아웃이 아닌 곳을 선택했다.

 

취준 당시 내 목표는 개발자로서의 커리어 시작이기 때문에 무조건 나 데려간다는 곳이면 오케이였다...! 라고 했지만 사실 내가 다루게 될 서비스에 내 스스로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지도 꽤 중요하게 봤다. 공감한다는 것은 이 서비스가 '나'라는 유저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거나 혹은 좋은 편의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지를 본다는 의미이다. 비록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향했지만 내 커리어의 뿌리는 스포츠과학이었고, 심지어 운동 및 식단과 관련된 플랫폼을 출시하려고 도전도 했었다(코로나로 Fail). 그렇기 때문에 식단 관리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아웃에 충분히 관심이 생겼었다. 현재 인아웃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가치들을 제공하고 있는지 잘 모르지만 내가 지원했을 당시에는 식단을 관련하는 데 있어서 꽤 괜찮은 편의성을 제공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인아웃을 선택하지 않고 지금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지금 회사의 서비스 역시 내가 아주 잘 알고 있는(?) 도메인이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3년 동안 운영하면서 투자란 키워드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었고, 투자 유치 정보 및 다른 스타트업 정보들을 얻기 위해서 더브이씨 사이트를 자주 이용했었다. 즉 인아웃과 버금갈 정도로 관심과 사전 지식을 갖추고 있는 서비스였다. 더군다나 당시 인아웃은 개발자가 한 명이었고, 새로운 개발자들을 모집해서 서비스를 운영하려고 했던 단계였기 때문에 더 명확한 체계를 갖추고 있는 곳에 마음이 쏠렸던 것 같다.

 

암튼! 내가 지원했을 때에만 해도 명확하지 않던 서비스가 어느 정도 포지션을 잡고 꽤 많은 유저들을 확보했다는 것을 보니 미묘한 감정이 들만한 것 같다..!(물론 인아웃을 선택하지 안 한 걸 후회한다는 것은 전혀 아니다!!)

 

 

인생은 B와 D 사이에 있는 C이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매 순간 선택하는 것이다. 잘 살기 위해서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순간순간의 판단이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선택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후회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정확하게는 후회를 짧게 하고, 후회라는 그림자에 잡아 먹히지 않는 것이다.

선택하는 당시에는 그때의 최선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의 최선이 지금 와서는 최선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역으로 그 당시 틀렸던 것이 지금 와서는 옳은 것이 될 수도 있다. 인생은 새옹지마이고, 그렇기 때문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말하다 보면 결국 어쩌라고? 뭘 어떻게 하라는 거야? 라는 반감이 생긴다. 나도 모른다. 내 선택들은 어땠을까? 병사로 군입대 대신 ROTC 장교 임관, 취업 대신 창업, 창업자 대신 개발자, 인아웃 대신 더브이씨 등등등 매 순간이 갈림길이었고, 내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 예측할 수 없었다. 또한 내일 일어나서 아침을 먹을지 늦잠을 잘지 등 사소한 순간에서도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선택의 순간을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하는 회의주의자가 되는 것. 선택을 하는 순간 의심과 고민을 하지 않게 되면 그 상황에 매몰되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즉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물론 모든 순간을 의심과 고민으로 관여하는 것은 삶의 피로도가 매우 심각하게 쌓이기 때문에 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더 나은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틀리고 싶지 않다면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도태되지 않기 위해 지금도 침대에 누워서 쇼츠 보는 대신 허접한 글이나마 이렇게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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